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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lab]  

​생각 실험실

개념있는 컵

인간은 개념을 통해서만 세상을 더 또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

예컨대 ‘컵’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속에 사는 사람은

수많은 컵들을 보아도 그것이 컵인지조차 알아보지 못한 채 무의미한 물체 덩어리로 여기고는 무심코 지나칠 것이다.

 

컵이란 개념 덕분에 우리는 컵이 내 앞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다.

그렇기에 철학자들은 수없이 많은 개념들을 명료하게 다듬는 일을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수많은 위대한 철학자들은 운명, 원인, 실체와 같이 여러 개념들을 발견하고 창조하고 엮어내어 인류가 세상을 보는 눈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해왔다. 

 

개념을 분명하게 하는 일은 그저 머릿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세상에서 어떤 힘도 가지지 못하는 빈약한 작업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이야말로 당신이 두 발을 딛고 서있는 이 세상 전체를 건설해낼 수 있을만큼 엄청난 일이다.

물론 우리가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칫솔, 자전거와 같은 개념들을 정의하는 것은 그닥 논쟁거리가 되지 않을 수 있고 매우 사소하고 단순한 작업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컨대 ‘사람’이라는 개념을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한 문명이 인간성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인류의 전체적인 생활양식이 바뀔 수 있을만큼, 때때로 개념을 정립하는 일은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다.

 

우리는 당신이 가진 개념 중에 가장 일상적이고 친숙한 ‘컵’의 개념을 시험대에 올려놓고자 하였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컵. 당신은 과연 어떤 것이 컵이라고 생각할까? 컵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기존에 당신이 알던 컵이라고 이해하기에는 조금씩 왜곡되고 뒤틀린 오브제들을 놓아두었다.

이것을 바라보며 당신은 조용히 내가 컵을 뭐라고 생각했었는지 곱씹어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는 당신이 가지고 있던 개념들에 부합하지 않는 현상들로 가득하다.

당신은 이런 수없는 갈등에 시달리며 자신이 가진 개념을 늘 재점검해야만 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눈앞의 현상을 바라보고 곰곰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세상은 정말 크게 변할 수 있다.

컵 뿐만이 아니라 사랑, 고독, 우정, 인생, 행복, 정의, 믿음 등등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많은 개념들에 대해서 당신은 무엇이라 정의하고 있을까?

 

개념을 정의하는 작업은 당신의 삶을 더 정교하고 또렷하게, 때로는 풍요롭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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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BMOCA (구.BSSM 백순실 미술관)    

기획: 김명석, 김수민, 박진원, 설정민, 정선애  / 영상  촬영제작: 박진원, 정선애  / 개발: 정선애, 강창구 / 3D 컵 설계,제작: 박진원   

글: 김수민 

•컨텐츠 기획에 함께한 김명석, 김수민은 생각실험실의 연구원이다. 생각실험실은 사회적 기업 진흥원의 후원을 받았던 인문학 콘텐츠 기획사로 우리 말길이란 책을 통해 어려운 한자 학술용어를 순한글말로 바꿔 한글말로 더 쉽게 논리학을 표현하고자 한 곳이다. 이곳은 다수의 한국 논리학회 회원들이 후원을 하여 시작된 곳으로 전문적인 감수 및 콘텐츠를 제공한다. 

김명석

현재 국민대학교 교양과정부 교수로, 경북대와 포항공대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했고 경북대에서 철학박사를 수여했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의 기초과학연구소 연구초빙교수, 대통령 직속 중앙인사위원회의 공직적격성평가 언어논리영역 전문관을 거쳐,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인문학 연구 생산 공동체 ‘생각실험실’ 의 대표연구원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양자역학의 존재론 해석, 후기분석철학의 인식론과 언어철학, 물리주의와 경험주의 비판, 의미의 형이상학, 자유의지와 심신인과, 심성의 외부주의, 진리 개념의 원초주의, 학문의 우리말 토착화 등을 연구합니다. 

김수민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대안대학원 생각실험실의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친구들과 다양한 공부를 하였습니다. 사회적 기업 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청년 등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에 당선되어 2012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생각실험실을  철학도 및 문화예술가를 지원하고 생각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세상의 좋은 생각들이 널리 퍼져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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